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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에 초연해지기

그래 만나, 그래 걷자 마을힐링걷기 프로그램 기획한 광진마을넷 사람들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걸어 본 이야기

by 미르스틴 2023.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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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걸 녹여버리겠다는 기세로 쨍쨍 내리쬐는 여름햇살은 요즘 내 체력엔 완전 쥐약이다.
휴가? 
내겐 여름 휴가라는 단어는 이제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계획하고 있던 여행일정은 실컷 혼자서 온갖 정보 서칭만
하다가 끝나버려서 더 힘이 빠진게 사실이다.
가족 모두가 각자의 일정으로 바쁘다보니 맞춰서 가기가 쉽지 않아 더욱 불평만 늘어지고 있는게 지금의 내 모습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으면서 에어컨 바람아래 누워 휴대폰만 만지작 만지작 하다가 비가 한창 내리던 때의 사진들을 보며 그 날의 즐거웠던 시간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확 좋아져서는 그 흐뭇한 추억의 시간들을 소환해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광진 마을넷 [그래 만나, 그래 걷자] 마을힐링걷기





 우연한 기회로 마을공동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주변 활동들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는데 지금 이야기 하려고 하는  추억의 단편도 바로 그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그래 만나, 그래 걷자]라는 제목만 봐도 소소하게 이웃들이 만나 편하게 걸으면 될 것 같아 편하게 참여해보고 싶었다.
참여할 수 있는 폼양식에 내가 참여할 수 있을만한 날짜에 체크를 하고 그 날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1주일 연기가 되었었다.
비가 오는데 우산까지 들고 걷는다는게 사실 쉬운 얘기도 아니고 진행했다면 사람들이 많이 안왔을것 같기도 했다.
눈이나 비가 내릴때 움직이는걸 지독하게 싫어하는 나는 1주일 연기된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진심.
 
마을힐링걷기처럼 마을공동체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를 했을때에는 이웃을 하나로 모으고 그렇게 만나 활동하면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목적이 있었을테고 만남을 갖고 함께 활동을 한 후 그들 간의 유대감이 형성되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활동 이전과 이후의 삶에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것 같다. 
지역에서 이웃주민들과 함께 잘 살아보려는 공동체 모임들의 모든 출발선은 같을진데 이렇게 유익한 소식들을 잘 모르고 지냈던게 현실이다.

어떤 성격을 가진 모임인지, 또 어떤 프로그램인지 호기심과 설레임을 갖고 약속된 날 만남의 장소로 향했다.

 

 

 

알고 있는 길이었지만 처음 만나는 이웃들과어떻게 인사를 나눠야할지, 어색하지는 않을지 온갖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낯을 가리는 편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은 느긋해지기는 했어도 떨리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1주일 연기된 날이었지만 비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우산 하나 챙겨들고, 반바지 차림에

샌들까지 챙겨신고 나름 비를 맞아도 찝찝하지 않을 준비를 하고 중곡3동주민센터를 잘 찾아 도착했다.

 

 중곡3동주민센터주변은 공사중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중곡3동주민센터 앞에서 참여키로 했던 모든 인원을 만난 것은 아니었다.  비 예보때문인지 오지 않은 분도 있었고
다른 코스에서 합류하는 분도 있었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그렇지만 불참자들은 미리 연락을 운영진에게 주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올까하고 좀 더 기다려보다가 급기야 전화를 해서 물어보게 만드는 이웃들은 좀 배려심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중랑천 일대(중곡->군자->화양)

중곡3동 주민센터(출발)->뚝방길 산책로3->군자교(동부간선도로 옆길)->뚝방길 포토존->송정커피숍->세종대 정문->어린이대공원 2번 출구->광진사회적경제센터->공유공간 봄(식사나눔)
 
이 코스로 걷기를 시작하기전에 주민센터 앞에서 가볍게 본인소개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출발했다.
 
 

광진 마을넷 마을힐링걷기 중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걷는 중간중간 특이점등을 소개해주는 부분도 있어 살짝 재미있기 시작했고 전혀 낯설지 않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것도 참 신기했다.
처음 만나는 이웃들인데 낯을 가리면서 어려워할만한 분위기였다면 아마도 걷는 내내 불편했을텐데 전혀 그런게 없었다.

 

군자동에서 만난 송정제방길 초입의 고양이들 무척이나 수다스럽다.


군자동으로 들어와 송정제방길로 향하면서 처마 아래 비를 피하고 있는 고양이들을 만났는데  낯선 사람들의 출현으로 기분이 나빴던건지, 반가운 마음을 표현한건지 무척이나 수다스럽게 냥냥거렸다.
이 곳의 고양이들은 송정제방길 산책갈 때 가끔 만났던 고양이들이라 터줏대감같은 느낌이니 당연히 비도 내리는데 
낯선 사람들의 관심이 탐탁치 않았을 수도 ㅎ
 

 
송정제방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있었는데 벚꽃뷰와 단풍뷰로 소문난 송정커피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비오는 날 이 카페에 앉아 밖을 바라보니 꽤나 운치가 있었고 이른 오전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없어 북적거리지 않아 좋기도 했다. 
이곳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면서 좀 더 가까워지기도 하고 다들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닌것처럼 친근해질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것 같다.  
 

광진마을넷 마을힐링걷기 군자동에서 세종대로 걷는 중

 
송정커피에서 나와 세종대로 걸어가는데 더 많은 비가 쏟아졌다.
가는 길목마다 움푹 파인 웅덩이에 발이 빠졌는데 기분이 나쁘기보다는 신나는 기분이 들어 재미있었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더욱 신나게 첨벙거리면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었다.
 

그래 만나, 그래 걷자 마을힐링걷기 중...세종대에서 어린이회관방향으로 걷는 중

 
비가 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쏟아진다는 표현이 맞을텐데 우산을 쓰고 있었어도 이미 옷은 많이 젖어버렸고 하도 첨벙거린 탓인지 발은 살짝 불은듯한 느낌이 들었는데도 뭐가 그리도 신이 났던지...
비가 쏟아지는데 과연 잘 끝마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하찮게 느껴졌다.
내가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옷이 젖는것도, 그 무엇도 문제될게 없다고 느꼈던것 같다.
 

그래 만나, 그래 걷자 마을힐링걷기 중...어린이회관에서 구의동 공유공간 봄까지 걷는 중

 
 

중곡3동 주민센터(출발)->뚝방길 산책로3->군자교(동부간선도로 옆길)->뚝방길 포토존->송정커피숍->세종대 정문->어린이대공원 2번 출구->광진사회적경제센터->공유공간 봄까지 걸어오는 내내 누군가는 계속 우산을 나란히 붙이고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느라 좀 늦게 따라오기도 하고 하는데도 운영진은 불편한 기색없이 기다려주기도 하고 함께 첨벙거려주기도 하면서 함께 즐겨주는 그 모습에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저 끝마쳐야하는 프로그램 정도로만 생각했다면 비도 오고 모든 상황이 짜증이 날만하고 빨리 끝내고 싶다라는 마음이 강했을텐데 마을넷 운영진은 전혀 그런 기색은 없고 뭔가 더 베풀어줄 부분이 없는지 챙기는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 만나, 그래 걷자‘의 취지를 잘 이해한 듯 참여자들은 기분좋게 만났고 쏟아붓는 빗 속을 함께 잘 걸었으며 마지막 여정인 공유공간 봄으로 들어갔다.
비에 흠뻑 젖었음에도 가정집에 들어가듯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하는 바람에 살짝 당황스럽고 미안했는데 연신 괜찮다고,  불편해하지 말라고 , 그냥 편하게 들어오라고 하니 그렇게 말하면서 맞아주는  그  분도 궁금했고  사무실 같지 않고 완전 가정집 같은 그 공간도 궁금해졌다.

‘공유공간 봄’은 공동체 활동도 하고 사회적경제활동도 하며 경제적 가치도 추구하는 그런 나눔공간으로 여러 업체들이 그 공간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공간만 함께 사용하는게 아니라 가족같은 분위기이고 업무적으로도 서로 협조하면서 그렇게 함께 성장해간다고.
모두들 멋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련된 점심도 공동체로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우리동네 북적북적(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을 통해 준비해주셨는데 뷔페음식처럼 여러가지 준비를 해주신 센스에 감탄했다.
콩국수와 비빔밥, 청국장까지 준비해주시고 부침개까지 해서 모두 들고 공유공간 봄까지 와서 직접 셋팅까지 해주시고
어떻게 먹으면 맛난지 조합도 알려주셨다.
요즘 광진구 내에 골목을 돌아다니다보며 '두루두루 알림방'이라고 해서 벽보게시판을 볼 수 있는데 그 곳에도 우리동네 북적북적의 맛나고 건강한 제품들을 소개하는 홍보전단지를 볼 수 있다.
우리 농산물로 직접 만들고 그런 제품들이 많으니 관심있는 이웃분들은 많이 이용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 날 마련해준 콩국수의 콩물도 우리콩으로 직접 삶고 갈아서 만들어주셨다고 했다.
비오는 날 걷기를 마치고 물놀이 한 것처럼 피곤했던 몸과 마음이 맛난 점심 한 끼에 에너지가 모두 채워졌다.
맛있고 풍성한 식사를 대접받은 느낌이었다.
 

그래 만나, 그래 걷자 마을힐링걷기 이웃들과의 기념사진들

 
마을공동체 활동이라는 것이 주민들이 함께 마을에 필요한 일과 공동의 관심사를 찾아 마을공동체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일체의 활동이라고 하지만 얼마나 주체적으로 움직여야하는지, 이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인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게 해 준 광진마을넷에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그닥 주체적인 삶을 살아오지 않아서인지 내 일처럼 나서서 이웃을 살피고 도움을 주려고 하고 이러한 모습들에
진심 그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참여자들의 모두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할 때 하나같이 너무 소중한 추억을 만든것 같아 좋았다, 이러한 기회에 새로운 이웃을 만나 인연을 만들었다는게 너무 좋았다, 버스를 타고 지나쳤던 길을 걸으니 새로운 길을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여행을 온 것 같아 좋았다 등등 기분좋은 마무리가 되어 끝마치는 순간까지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렇게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며 좀 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은 것 같다.
온갖 핑계를 대며 이끌고 가기보다 이끌려가는게 편안해서  내 목소리를 내지 않고 그저 잘 따라가면서 살아왔던게 나의 현재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몇몇 공동체활동에 참여해보고 이러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느껴지는것이 생긴다.  나도 뭔가 주체적이진 않아도 목소리라도 내는 노력을 해봐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이러한 작은 변화가 과연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만들어낼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래서 조금씩 재밌어진다.
 
나이들어가는 것에 힘빠지고 의기소침해지고 어떻게 살아야할까 이런 고민이나 걱정보다는 사람을 만날 핑계를 만들어보는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았기 때문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웃들이 있다면 주변에 공동체 활동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나 평생교육 관련하여 이용할 수 있는 학습나루터나 일상학습관 등등 다양한 이웃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 꼭 나가보기를 추천해본다.
다들 이렇게 살고 있는데 나만 안그랬던걸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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